항목 ID | GC400214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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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 東區 |
영어공식명칭 | Dong-gu out of the Defrica |
분야 | 정치·경제·사회/정치·행정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
지역 | 대구광역시 동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박주연 |
특기 사항 시기/일시 | 1942년 8월 1일 - ‘대프리카’를 벗어난 동구. 대구 낮 최고기온 40.0도로 최초 공식 더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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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서근린공원 - 대구광역시 동구 동호로 98[신서동 539] |
[정의]
아프리카만큼 더운 대구광역시 동구에서 선보인 폭염 극복사례.
[아프리카만큼 더운 대구, 대프리카]
대구광역시의 엠블럼은 산이 세 개 겹쳐 있는 모양이다. 시가지의 남과 북에 높은 산이 둘러싸고 있는 분지 지형을 형상화한 것이다. 이처럼 북쪽에는 팔공산, 남쪽에는 앞산과 비슬산이 가로막고 있다 보니 더운 공기가 빠져나가기 힘든 구조이다.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대구[대구광역시]를 둘러싼 산을 좀처럼 넘지 못하는데 겨우 넘어온 고온건조한 공기는 대구 분지에 계속해서 쌓여 찜통더위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게다가 인구밀도와 도시화 비율이 높은 광역시여서 지형적·인구학적 원인으로 열섬현상까지 나타나는 실정이다. 최근 들어 여름철 대구에는 순간적으로 천둥과 번개가 치며 국지성 호우가 쏟아졌다가 금세 개는 현상이 나타나 아열대 기후의 조짐이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사회과부도』에 단골로 등장하는 대구는 특수형 기후로 분류된 극서지인데다 일조시수가 남한 최대인 지역이다. 그만큼 더위가 극심한 곳이라 별칭 또한 대구와 아프리카를 합성한 대프리카로 불린다. 누리꾼들이 대구의 도심을 대집트, 대구의 거리를 대하라 사막이라 부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도 그럴 것이 기록에 따르면 1942년 여름에는 대구의 기온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했는데 7월 13일 39.6도, 7월 28일 39.7도, 8월 1일 40.0도로 치솟아 현재까지 대한민국의 공식적인 최고 기온으로 남아 있다. 해방 이후 최고 기온인 39.4도 또한 1994년 여름의 대구광역시가 차지했다. 1942년 대구는 7월 4일부터 25일까지 22일 연속으로 최고기온이 35도를 넘는 등 더위와 대구는 뗄 수 없는 연관관계를 이루고 있다.
인터넷 검색이 보편화되면서 아스팔트에 떨어뜨린 달걀이 금세 반숙으로 변해버리는 장면이 대구의 대표 이미지가 되기도 했다. 특히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위해 대구를 방문한 아프리카 선수들이 폭염에 괴로워하는 모습 등이 보도되면서, 대구 사람들은 이러한 무더위를 견뎌낸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현상마저 생겨났다. 타지에서 온 사람들이 대구는 왜 이렇게 숨 막히도록 덥냐고 물으면 대부분 대구시민들은 오늘 정도면 시원한 편이라 답하며 더위에 대한 자부심을 보인다. 그야말로 푹푹 찌는 대구에서 살아온 시민들은 스스로를 ‘대프리카민’이라 표현하며 유머와 여유를 통해 더위를 즐기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더위, 대구의 자산이 되다]
2015년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대구는 지난 30년간 전국에서 폭염일수가 가장 빈번히 발생한 도시로 나와 있다. 이에 걸맞게 해마다 여름이면 각종 폭염대응 국제 포럼이 대구에서 개최되고 있어 대구의 더위는 이제 국제적 위상까지 띠게 되었다. 이러한 국제행사는 대구의 각 기관단체에서 주관하고 있는데 국립기상과학원, 질병관리본부, 대구지속가능발전협의회, 기후변화건강포럼 대구경북연구원, 대구에너지시민연대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미래 기후에 관해 논의하는 장을 열기도 한다. 또한 피할 수 없다면 즐기자는 역발상으로 대구지역의 폭염을 활용한 축제를 개발하여 물총축제, 호러연극축제 등과 연계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납량특집 드라마나 공포영화를 통해 몸이 오싹해지는 데서 착안하여 기획된 더위 탈출용 공포연극은 대구의 더위를 잠시나마 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대구 토박이 극단들, 타 지역 극단, 외국 극단까지 참가하는 이 연극제는 거리 공연과 가상체험관, 유령의 집 등이 마련되어 있어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다양하다는 평이다. 폭염기간에는 물총축제도 인기를 끌고 있는데 대구워터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도심에서 즐기는 물총 싸움이다. 축제 구역 내에서는 모르는 사람에게도 물총을 쏘며 더위를 쫓을 수 있어 타 지역에서도 행사장을 찾는 편이다. 이러한 축제와 행사들은 대구의 무더위를 관광 자원화한 성공적 사례로 꼽힌다. 부정적 이미지로 존재하던 대구의 폭염을 오히려 자산으로 활용한 결과 폭염 대응 기술을 선도하는 국제도시로의 탈바꿈을 모색하는 것이다.
실제로 대구는 1996년부터 ‘푸른 대구 가꾸기 운동’을 실시하여 지난 이십 년간 3,300만 그루 나무 심기 운동과 옥상 녹화 사업, 그리고 전국 최초로 시작한 담장 허물기 운동 등을 선보였다. 녹지 확보를 위한 갖가지 고민 끝에 시도된 이 운동은 전국적인 운동으로까지 번졌다. 대구시의 움직임에 민간단체 및 시민들이 협조하면서 신선한 공기가 바람길을 만나는 현상이 생겨난 것이다. 이런 노력들 덕분에 대구시의 도심 녹지율은 16%를 넘기고 있다. 초록 바람이 부는 숲의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대구시는 2021년까지 천만 그루의 나무를 더 심겠다는 계획이다.
[대구 동구의 폭염대응 정책]
건국대학교 환경공학과 선우영 교수팀이 지난 1998년~2012년까지 15년간을 조사한 결과 전국에서 ‘폭염 경보’ 발령 일수가 가장 많은 기초 지자체는 대구 동구로 99일에 달했다. 대구 동구는 ‘폭염 주의보’ 또한 340일을 기록하여 전국 최상위권으로 확인됐다.
해마다 여름이면 열기가 식지 않아 힘겨워하는 주민들을 위해 대구광역시 동구에서는 몇 가지 대책을 마련하여 각광받고 있다. 우선 열대야가 지속되는 밤이면 대구 동구의 대표 먹거리촌인 평화시장 닭똥집골목 야외에서 치킨과 맥주를 즐길 수 있는 축제를 연다. 또한 팔공산 동화사시설지구 및 수태골 텐트촌에는 여름철 내내 주거하며 출퇴근하는 시민들도 있어 제각기 나름의 노하우로 더위를 이겨내는 풍경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이야기꽃을 피우며 열대야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 외지에서 온 사람들에게는 사뭇 이색적인 장면을 선사한다. 폭염 속에서 대구광역시 동구는 다른 도시보다 오히려 활기찬 특징을 보인다.
대구광역시 동구는 또한 무더위에 대한 체계적인 방안으로 폭염대응 정책을 선도하고 있다. 먼저 100여 곳의 무더위 쉼터 지정·운영을 예로 들 수 있다. 각 동의 행복복지센터, 경로당, 은행 등과 사전에 협조하여 5월 말부터 9월말까지 관내 주민 누구나 더위를 피해갈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특히 경로당에는 여름철 냉방비를 특별운영비로 보조하여 폭염취약계층인 고령층을 우선 지원했다.
또한 거리의 그늘막 쉼터도 호응을 얻고 있다. 대구 동구는 유동인구가 많은 횡단보도 인근에 그늘막 쉼터를 늘려가고 있다. 동대구역네거리, 대구공항네거리, 혁신도시 공원 입구 등에 설치된 그늘막 덕분에 시민들은 잠시나마 태양열을 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느라 직사광선에 노출되는 시민들이 시원하게 그늘을 이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주요도로에는 살수차를 수시로 운행하여 지면의 열기를 증발시키고, 인도에는 안개비가 내리는 듯한 쿨링포그를 설치하여 지나는 주민들에게 시원함을 선사한다. 대구광역시 동구의 동대구로체육공원과 봉무레포츠공원, 큰고개오거리 등에서 쿨링포그시스템을 도입하여 더위를 완화해주고 있다. 정수된 물이 미세입자로 뿌려지면 주위 온도가 3~5도 낮아지기 때문에 지나는 시민들은 반갑고도 고맙게 더위를 식힐 수 있다.
흰옷을 입으면 시원해지는 것에서 착안하여 건물 지붕을 흰색 특수 도료로 칠하는 ‘쿨루프’도 선보이고 있다. 대구지속가능발전협의회의 주최로 십년후연구소, 북성로허브가 함께한 이 프로젝트에는 자원봉사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대구광역시 동구 율하동 주택가 등의 실내온도를 낮추기 위해 중학생에서 대학생까지 쿨루프 시공에 나선 것이 대표적인 예다. 흰색이 태양을 반사하는 원리를 이용한 쿨루프 시공은 생각보다 간편하다. 먼저 지붕면이나 콘크리트 옥상 바닥의 흙먼지부터 없앤다. 물기까지 말린 다음 유기용제로 밑작업을 한 뒤 고기능성 차열페인트를 바르는 순서로 작업하면 된다. 쿨루프 시공은 비용도 저렴한 편이어서 무더위 완화를 위해 가정에서도 동참해볼 만한 사업이다. 이는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오는 캠페인이자 향후 사회적 일자리까지 창출할 수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구광역시 동구는 폭염 취약 계층의 안전을 위하여 현장대응반을 편성하고 특별보호한다. 폭염대책반은 각 행복복지센터의 복지공무원과 복지도우미, 통반장, 민간사회안전망위원으로 구성되어 활동한다. 이들은 여름철마다 쪽방생활인, 홀몸어르신, 장기질환자 등 취약계층을 직접 방문하여 얼음물과 부채를 제공하고 폭염 시 행동요령 안내서를 전달한다. 이 과정에서 폭염취약계층의 생활실태 및 건강상태를 점검할 수 있어 소외된 계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폭염특보가 발효되는 날마다 시민들에게 대구시 생수인 달구벌맑은물을 무료로 나눠주어 더위를 잊게 한다. 금호강 공항교 주변에 야영장을 운영함으로써 시민들이 폭염을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점도 신선한 아이디어로 주목받는다. 무엇보다 인기는 물놀이장 개장이다. 7, 8월 폭염 기간에 신암공원물놀이장 및 신서물놀이장을 무료로 개장하여, 낮 시간 운영하고 있다. 2009년 설치된 신서물놀이장은 신서근린공원 안에 있으며, 터널형, 아치형, 드롭형, 샤워형, 스프레이형 등의 물놀이가 가능하며 놀이대가 다양하여 청소년 및 가족단위의 피서객이 즐겨 찾는다. 또한 신암공원물놀이장은 바닥분수, 양동이분수, 야자수버켓, 우산분수 등의 물놀이 기구를 설치해 어린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또한 큰 나무그늘이 있어 지켜보는 어른들이 시원하게 쉴 수 있는 장점과 어르신 게이트볼까지 가능해 온 가족 놀이공간으로 마련되어 있다. 대구광역시 동구 주민들의 여름철 쉼터가 되어주고 있는 신암공원물놀이장은 2016년 국민안전처에서 심사한 결과 우수어린이놀이시설로 지정되기도 했다. 대구광역시 동구는 2022년까지 혁신도시 46만㎡ 공간에 제2수목원도 조성한다. 대구 동구의 이같은 무더위 대응법은 지구온난화로 높아진 기온에 골머리를 앓는 전국에서 벤치마킹할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 수십 년째 무더위와 맞서본 경험이 있는 대구시는 서울시를 비롯한 타 도시에 폭염을 대하는 방법을 일러주고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구온난화 시대를 만난 대프리카]
대구광역시 동구는 무더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아이템을 꾸준히 발굴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대구경북연구원에서는 뉴욕시 버스정류소 천장의 그린루프와 슈튜트가르트시 정원버스 등을 예로 들며 도시 녹화를 위한 아이템을 제안하기도 했다. 미래사회를 전망할 때마다 고령화와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논의되는 것에서 보듯이 향후 사회적 여건은 폭염에 더욱 취약해지리라 예상된다. 실제로 폭염은 시급히 대응해야 할 재난으로 분류된다. UN에서 지정한 21세기 인류가 해결해야 할 4대 과제 중 테러, 식량, 양극화와 더불어 기후변화가 차지하고 있는 것에서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따라서 대구광역시 동구의 이 같은 폭염대응산업은 더욱 주목받을 전망이다. 대구 동구는 팔공산, 금호강 등 우수한 자연환경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폭염지역의 이미지를 벗어나려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녹지를 확충해야만 한다는 논리가 이 대목에서 타당성을 확보하기 때문이다. 건강하고 안전한 도시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하는 대구 동구의 자연친화적 폭염대응 정책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