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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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1937년 1월 23일에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태어났다. 할아버지의 아버지도 그 집에서 태어났다고 하니 상당히 깊은 역사를 담고 있는 집이었다. 아버지는 다섯 형제의 둘째였는데, 큰아버지의 아들이 해방되고 이북으로 올라가서 김장일 할아버지가 큰아버지의 양자로 들어갔다. 그래서 김장일 할아버지는 큰집의 제사를 맡고 있고, 동생이 친부모의 제사를 맡고 있다. 친아버지는 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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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의 문신. 본관은 고령(高靈). 자는 공하(公夏), 호는 삼평와(三平窩). 현감 박경진(朴敬鎭)의 아들이다. 박재순은 1774년(영조 50) 37세에 생원시에 합격한 이후 1783년(정조 7) 46세에 식년 병과 문과로 급제하여 수찬(修撰)·응교(應敎)·좌승지(左承旨) 등 여러 관직을 거쳤다. 그 후 1790년(정조 14)에 공조참판에 이르렀다. 박재순이 쓴 책으로 『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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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순 할머니는 1940년생으로 용띠이다. 경기도 이천 율면 출신으로, 율면초등학교에 입학했다. 당시 3개월 수업료가 쌀 서 말이었는데 너무 비싸서 부모님이 1년만 가르치고 오라버니만 학교에 보내서 졸업을 하지 못했다. 3남매 중 막내로, 오빠하고 7살, 언니하고 11살 차이가 난다. 원래 오빠가 한 명 더 있었는데 홍역 때문에 어릴 때 죽었다. “그 아래 아들이 있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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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8일 사정1리 강당말의 마을 사람 이야기를 조사하기 위해 마을의 경로회장을 맡고 있는 김장일 할아버지(1937년생, 소띠) 댁을 방문하였다. 김장일 할아버지의 일생 이야기를 듣던 중 병원에 다리 치료를 받으러 갔다 온 할머니가 들어왔다. 박재순(68세, 용띠) 할머니는 경기도 이천군 율면 월포리 출생으로 김장일 할아버지의 당고모가 중매를 섰다고 한다. 처음에는 말이 별로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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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일 할아버지와 박재순 할머니의 방 서랍장 위에 놓여있던 몇 장의 종이에 「백발가」라고 쓰여진 것을 보고 “할머니 이거 할머니가 쓰신 거예요?” 하고 여쭙자 “어 이거 내가 심심할 때 부르는 거예요” 하며 종이를 손에 거머쥐었다. 예전에 시어머니가 「백발가」를 배우고 싶어서 서울에 사는 동생 집에서 가지고 온 것을 당시 중학생이던 셋째 딸한테 따로 옮겨 적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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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서는 시집오기 전에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인물이 좋다고 잘 사는 게 아니고, 박색 소박은 없어도 미색 소박은 있단다.”라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옆에서 듣고 있던 김장일 할아버지가 “못났으니깐 소박 안 받고 잘 살았지”라고 참견을 해서 한바탕 웃었다. “너는 죽거나 살거나, 죽어도 그 집 가 살고, 살아도 그 집 가 살아라. 사람이 바늘방석에서 3년을 산다는데,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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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8일 사정1리 강당말의 마을 사람 이야기를 조사하기 위해 마을의 경로회장을 맡고 있는 김장일 할아버지 댁을 다시 방문하였다. 박재순(40년생, 68세) 할머니는 김장일 할아버지의 부인으로 경기도 이천군 율면 월포리 출생이다. 김장일 할아버지의 당고모가 중매를 섰다고 한다. 처음에는 말이 별로 없어 보일 것 같던 할머니는 혼례 이야기를 함께 해 달라고 청하자, 선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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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순 할머니는 요즘엔 틈틈이 예전에 시어머니께서 어느 절에서 적어 온 「백발가」와 외가댁에서 보고 암송해 온 「치가의 노래」를 적어놓고 읽어본다. 따로 글도 쓰는데 그날의 일기와 예전에 시집살이 했던 것을 정리하고 있다. 『부용』지 낼 때 내려고 했었는데 김장일 할아버지가 못 하게 해서 못 실었다. 분량은 많지 않고 한 권 정도로만 마무리 지을 생각 하고 있다. 손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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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살에 첫아이를 낳았는데 사산되었다. 집에서 여러 날 애를 쓰고 아프다가 결국 무극 병원에서 출산했는데 병원에서 잘못 됐다. 9시쯤 낳았는데 12시쯤에 병원에서 김장일 할아버지께 밤에 갖다 치우라고 했다. 둘둘 말아서 몸에 안으니깐 따뜻했는데, 그때 잘 살펴봤어야 하는데 그런 걸 잘 몰랐다. 원래 애기는 일단 낳으면 싸늘하게 몸이 식는 건데 그걸 모른 것이 안타깝다. 그리고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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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8일 강당말의 김장일 할아버지와 박재순 할머니의 이야기를 계속 조사하기 위해 할아버지, 할머니 댁을 방문했다. 박재순 할머니는 조사자를 위해 준비해 놓았던 듯 「치가의 노래」라며 종이에 적어 놓은 것을 보여 주었다. 「치가의 노래」는 박재순 할머니가 외가댁에서 배워 외운 것이라 한다. 박재순 할머니의 외가댁은 여주로, 외삼촌들이 국어학박사여서 외가댁에 가면 한문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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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음력 12월 초 닷샛날, 할아버지 26살, 할머니 23살에 혼인을 했다. 중매는 김장일 할아버지 사촌 당고모가 했는데 당고모가 박재순 할머니 옆 동네에 살아서 올케 언니가 당고모한테 중신을 부탁했다. 신랑감 세 명을 보여주었는데 그 중 제일 좋은 사람으로 할아버지와 혼인을 하신 거라 말씀한다. “뻥이 반이여. 손재주도 좋고 머리도 좋고 어느 공장에 가서 어느 무슨 공장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