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60005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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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鎭魂歌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광주광역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청우 |
저자 생년 시기/일시 | 1946년 - 김남주 출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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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몰년 시기/일시 | 1994년 - 김남주 사망 |
저술|창작|발표 시기/일시 | 1974년 - 「진혼가」 『창작과비평』 여름호에 발표 |
편찬|간행 시기/일시 | 1984년 - 「진혼가」 시집 『진혼가』에 수록 |
성격 | 시 |
작가 | 김남주 |
[정의]
전라남도 광주 지역에서 활동하였던 김남주가 군사 독재 정권의 폭력 앞에 놓인 신념을 소재로 지은 시.
[개설]
「진혼가(鎭魂歌)」는 유신시대 온몸으로 저항하고 이를 시로 남김으로써 주목받았던 시인 김남주(金南柱)[1946~1994]의 등단작 중 하나이다. 김남주는 유신헌법이 선포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1973년 지하신문 『고발』을 제작하였다. 이를 빌미로 같은 해 3월에 체포된 김남주는 「국가보안법」과 「반공법」 위반으로 8개월간 수감 생활 후 12월 28일에 석방된다. 1974년 김남주는 자신이 직접 체험한 부당함과 부조리함 등을 시 8편에 담아 계간지 『창작과비평』 여름호에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통한 사회적 투쟁을 시작한다. 「진혼가」는 그중 하나로,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강해지기 전의 신념이란 결국 폭력 앞에 굴복할 수밖에 없음을 깨닫고 다시금 자신의 신념을 되돌아보며 의지를 다지는 시이다. 「진혼가」는 『창작과비평』에 발표한 다른 시들과 함께 1984년 시집 『진혼가』에 수록되었다.
[구성]
「진혼가」는 3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각 부분에 1~3까지 일련번호로 표시하여 구분 짓고 있다. 첫 번째 부분은 폭력 앞에 굴복하는 자신의 신체에 관한 내용으로 구성하고 있고, 두 번째 부분은 극도의 공포감 속에서 자신의 나약한 본성을 깨닫고 이를 '쓴다'는 행위에 비추어 고백하는 내용으로 구성하고 있다. 그리고 세 번째 부분에서는 자신의 신념이 죽음을 받아들일 만큼 강해질 때까지는 참기로 했다는 언술을 통해 오히려 부당한 세계에 대결하겠다는 의지를 다시금 확인하는 것으로 끝맺는다.
[내용]
'진혼가'는 죽은 이의 넋을 위로하는 노래를 가리킨다. 시 「진혼가」는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는 과정에서 죽음을 불사하지 못하는 탓에 스스로 느낄 수밖에 없는 비참함을 노래하고 있다. '고문시'로서 알려진 「진혼가」는, 첫 번째 부분에서 "총구가 내 머리숲을 헤치는 순간"으로 대변되는, 즉 육체에 가해지는 고문의 고통 속에서 한없이 비굴해지고 마는 자신의 모습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똥개가 되라면 기꺼이 똥개가 되"고, "노예가 되라면 기꺼이 노예가 되겠노라"며, 그래서 "더 이상 나의 육신을 학대 말라고" 시인은 애원한다. 아무리 하찮아 보여도 "육신은 유일한 나의 확실성"이기 때문이다. 고통은 우리가 육체를 '가진' 존재가 아니라 육체 그 자체라는 사실을 철저하게 깨닫게 해주는 계기다. '고문'은 그것을 당하는 사람이 그러한 사실을 결코 부정할 수 없으리라는 믿음에서 비롯된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이 시점에서 육신은 한편으로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지 못하게 하는 장애물로 작용함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체에 가해지는 고통에서 자유롭기란 결코 쉽지 않으며, 그것은 육체를 부정하는 것이며, 육체를 부정하는 것은 곧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으로 귀결되기 때문에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화자는 결국 "무릎을 꿇고" 만다.
두 번째 부분은 "나는 지금 쓰고 있다"라며, '쓰는' 행위를 강조한다. 자신의 투쟁으로 인해 "여러 골이 쑥밭이 된 것"과 "여러 집이 발칵 뒤집힌 것"은 물론, '죄인'을 사랑했다는 '죄'로 "애인이 불려 다니는 것", 그리고 '죄인'을 숨겨줬다는 '죄'로 "친구가 직장을 잃은 것" 모두, "서투른 나의 싸움 탓", "어설픈 나의 신념 탓", 그래서 결국 이 "모든 것이 나 때문"이라는 자책을 반복해서, 좁은 감방 안 여기저기 쓴다. 이러한 쓰기 행위는 바로 「진혼가」라는 시 자체이기도 하다. 이렇게 "손가락이 부르트도록", "발가락이 닳아지도록", 또 "혓바닥이 쓰라리도록" 쓰는 과정에서 화자는 또 한번 자신의 육체가 스스로를 얼마나 구속하는지를 깨닫는다. 식사로 쥐어진 "주먹밥" 위에 눈물을 떨구면서, 급기야 화자는 "공포야말로 인간의 본성을 캐는 가장 좋은 무기이다"라고 말한다. 고문의 고통과 수감의 공포 속에서 자신의 본성, 인간의 본성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깨달음은 세 번째 부분에서 전환된다. "참기로 했다"라고 시작하는 시의 세 번째 부분은, 자유를 향한 자신의 신념과 싸움이 "피 같은 불 같은 꽃"임을, 그리고 "온몸으로 죽음을 포옹할 수 있을 때까지는" 그러한 신념과 싸움을 행하길 참아야겠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이러한 언술은 액면 그대로 정말 '참아야겠다'는 것이 아니라, 신념을 "바위의 얼굴"로, 그리고 싸움을 "철의 무기로"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명에 방점을 찍기 위한 포석이라고 하는 것이 타당하다.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결국 죽음을 불사해야 한다. 따라서 '진혼가'는 자신에게 바치는 죽음의 노래라고 할 수 있다.
[특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