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조선 후기의 문신.

[가계]

본관은 여흥(驪興). 자는 지숙(持叔), 호는 둔촌(屯村). 아버지는 강원도 관찰사 민광훈(閔光勳)이며, 어머니는 이조 판서 이광정(李光庭)의 딸이다.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숙종의 계비 인현왕후(仁顯王后)가 딸이다. 사헌부 대사헌 민시중(閔蓍重)과 좌의정 민정중(閔鼎重)의 동생이다.

[활동 사항]

민유중(閔維重)[1630~1687]은 1649년(효종 즉위년) 진사가 되고, 1651년(효종 2) 증광 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여 승문원을 거쳐 예문관 검열이 되었다. 이후 대교(待敎)·봉교(奉敎)·세자시강원 설서(世子侍講院設書)·성균관 전적(成均館典籍)을 거쳐 사헌부 감찰·예조 좌랑·병조 좌랑을 지내다가 어머니의 상을 당하였다. 상을 마친 뒤 사간원 정언(司諫院正言)과 세자시강원 사서(世子侍講院司書)에 임명되었으나 사직하고, 1656년(효종 7) 병조 정랑(兵曹正郞)이 되었다.

그 뒤 사헌부 지평(司憲府持平)·사간원 정언(司諫院正言) 등을 지내면서 대신들과 시폐(時弊)를 놓고 다툰 끝에 조정에서 물러났다가 이듬해 함경도 경성 판관(鏡城判官)으로 나갔다. 이때 선정을 베풀어 7개 고을의 주민이 송덕비를 세웠다.

이듬해 중앙에 돌아와 예조 정랑(禮曹正郞)이 되었다가, 1662년(현종 3) 잠시 여주로 물러나 앉기까지 홍문관 부교리(副校理)·교리(校理)·사간원 헌납(司諫院獻納)·경상우도 염찰사·이조 정랑·성균관 직강 등을 지냈다. 1663년(현종 4) 이후 이조 정랑·홍문관 교리·응교·사간원 사간·사헌부 집의·제용감 정(濟用監正)·사도시 정(司䆃寺正)·의정부 사인 등을 두루 역임하였다.

청풍부원군(淸風府院君) 김우명(金佑明)이 아버지 김육(金堉)[1580~1658]의 묘소에 묘도(墓道)를 설치하자, 1659년(효종 10) 상소를 올려 수도(隨道)를 사용한 일은 왕후의 무덤과 같아 부당하므로 즉시 무덤을 고치고 아울러 전 참판 김좌명(金佐明)과 그의 아우 김우명을 처벌하라고 요청하였다. 이 상소 사건이 있은 뒤 1664년(현종 5년) 김좌명이 병조 판서에 올라 송시열(宋時烈)과 예론(禮論)을 가지고 논쟁을 하게 되었다. 당시의 예론 논쟁은 뒤에 치열한 당쟁이 일어나는 계기가 되었다.

1665년(현종 6) 전라도 관찰사로 발탁되어 당상관에 올랐으나, 몇 달 만에 다시 중추부 첨지사가 되어 내직으로 들고, 이어 장례원 판결사·사간원 대사간·승정원 승지·이조 참의 등을 지내다가 병조 판서 김좌명과 다툰 끝에 벼슬을 버리고 광주에 은거하였다.

이듬해 충청도 관찰사로 나갔다가 성균관 대사성을 거쳐 다시 평안도 관찰사로 나갔고 1671년(현종 12)부터 형조 판서·사헌부 대사헌·의정부 우참찬·한성부 판윤·호조 판서 겸 총융사 등 요직을 역임하였다. 숙종이 즉위하면서 남인(南人)이 집권하자, 벼슬을 내놓고 충주에 내려가 지내다 끝내 흥해(興海)로 유배되었다. 그러나 이듬해 경신대출척(庚申大黜陟)으로 남인이 실각하자, 다시 조정에 들어와 공조 판서·호조 판서 겸 선혜청 당상·병조 판서 등을 역임하며 서인 정권을 주도하였다.

이듬해 3월 국구(國舅)가 되자, 여양부원군(驪陽府院君)에 봉해지고 이어 돈녕부 영사(敦寧府領事)가 되었다. 이듬해 금위영(禁衛營)의 창설을 주도하여 병권과 재정권을 모두 관장하였는데, 이후 점차 외척으로서 정권을 마음대로 한다는 비난이 일어 관직에서 물러났다.

[학문과 저술]

저서로 10권 10책의 『문정공유고(文貞公遺稿)』가 있다. 필사본으로 교정, 교감이 이루어지지 않은 초본(草本)이다. 권1은 시(詩)·잡저(雜著)·응제문(應製文), 권2~3은 서간(書簡), 권4는 상소(上疏), 권5는 제문(祭文)·표전(表箋)·조고(詔誥)·잠(箴)·설(說) 등이 수록되어 있다. 권6~7은 서계(書啓)·장계(狀啓)·계사(啓辭) 등이 수록되어 있으며, 권8은 상소(上疏), 권9~10은 편지로 구성되어 있다.

상소문 가운데에는 1669년(현종 10) 호서균전사(湖西均田使)를 맡아 전제(田制)의 개혁을 주장한 글, 1675년(숙종 1) 5월 올린 「걸침소명잉해본겸제직소(乞寢召命仍解本兼諸職疏)」에서 스승인 송시열을 저버리고 벼슬에 나설 수 없음을 진술한 글 등이 수록되어 있다. 제문은 가족과 인척 등에 대한 글, 정철(鄭澈)·김장생(金長生)·김집(金集) 등에 대한 제문도 수록되어 있다.

서계와 장계, 계사에서는 아병(牙兵)의 입번(立番)에 관한 문제, 지방의 사직(社稷)과 성황 위판(城隍位板)에 대한 문의, 격포(格浦)의 전선(戰船) 창설에 관한 문제, 이순신(李舜臣)의 충민사(忠愍祠) 사전(賜田)에 대한 문제, 호남 도적(盜賊)의 방비에 대한 문제 등 다양한 정치 사회적인 현안에 대한 글이 들어 있어 주목된다. 편지글은 300여 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보낸 일자 순으로 정리되어 있다.

[묘소]

묘소는 경기도 여주군 여주읍 능현리에 있다.

[상훈과 추모]

효종의 묘정과 장흥 연곡서원(淵谷書院), 벽동 구봉서원(九峯書院)에 배향되었다. 시호는 문정(文貞)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