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전라북도 무주군 안성면 금평리에 있는 반남박씨 가문 삼세의 충의를 기리기 위해 세운 비.

[개설]

삼세 충의 비각에는 여말 선초(麗末鮮初)에 불사이군(不事二君)의 충절을 지킨 도소재(逃召齋) 박힐(朴詰), 단종 복위를 도모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 의율재(擬栗齋) 박인(朴麟)과 그의 아들 박희권(朴希權) 등에 대하여 기록한 비가 있다.

박힐은 반남박씨(潘南朴氏) 시조 호장공 박응주(朴應珠)의 6세손이고, 사온 직장공 박상경(朴尙褧)의 아들이며 박상충(朴尙衷)이 백부이다. 목은(牧隱) 이색(李穡)과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의 문인이다. 일찍이 문과에 급제하여 문장과 도의가 당세에 쓰임직 하였으나 벼슬에 뜻을 두지 않고 은거하여 나라가 태평하기만 기다렸다. 그러나 끝내 고려가 망하자 충의로써 고려만을 생각하고 조선에 따르지 않아 시인이 백이(伯夷)와 중련(仲連)에 견주어 충신임을 칭송하였다. 또한 태종이 즉위 전에 동문의 의가 있어서 여러 차례 부르며 제용감의 벼슬을 제수하고 동네에 가대(家垈)를 하사하였으나 받지 않고 남으로 내려가 금산의 두메산골에 살았다.

박인은 자는 성상(聖祥)으로 박힐의 증손이며 승문원 교감 박두언(朴杜彦)의 아들이다. 선대의 유훈을 이어받아 효성이 지극하였다. 일찍이 벼슬에 올라 초산 군수를 비롯하여 여러 고을에서 선정을 베풀어 칭송이 자자하였다. 진산 군수로 있으면서 금산원까지 겸임하다가 을해년 단종 폐위 후에 사직하고 아들 박희권과 같이 영월로 가려다가 모친이 늙고 병이 위독하여 뜻을 이루지 못하였는데, 단종이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듣고 자취를 감추고 고기잡이와 나무를 하면서 단종의 「자규시(子規詩)」를 읊고 북향 통곡하며 살았다. 후원에 단을 묻고 매년 10월 24일에는 슬피 울며 제사를 지냈다. 박인의 충의는 사육신의 처지와는 다르나 절개를 지키는 데에는 다를 바가 없었다.

임회공(臨淮公) 박희권은 자는 천경(天經), 호는 임회당(臨淮堂)이다. 가훈을 이어받아 성리학에 능통하였다.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충의를 본받아 을해년에 아버지를 따라서 진산에 있다가 단종이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듣고 퇴관한 아버지를 모시고 영월로 가려 하였다. 고산(鼓山) 임헌회(任憲晦)가 『지덕지(至德志)』 서문에 ‘박공은 단묘(端廟)의 충신’이라고 썼다. 한평생을 울분 속에서 헤매면서도 후진 양성에 힘쓰다 세상을 떠났다.

[건립 경위]

1812년(순조 12) 박힐, 박인, 박희권이 충의로 명정되었으며, 1949년 7월에 세웠다.

[위치]

반남박씨 삼세충의비(潘南朴氏三世忠義碑)는 무주군 안성면 금평리 908-3번지에 있다. 안성면 사전리 두문 삼거리에서 두문리 칠연 폭포 방면으로 1.6㎞를 가면 좌측 방면에 두문 마을이 보인다. 비석은 두문 마을 입구 '학문의 터'라고 새겨진 마을 표지석 아랫길 산기슭에 있다.

[형태]

정면 3칸, 측면 2칸의 겹처마 팔작지붕 비각 안에 2기의 비가 있다. 정면 3칸의 크기는 각각 150㎝, 165㎝, 150㎝이고 측면 2칸의 크기는 150㎝, 150㎝이다. 비는 높이 150㎝, 너비 60㎝, 두께 33㎝ 규모이다.

[금석문]

비각 안에 삼세충의비와 ‘증공조 참판 박공 유허비(贈工曹參判朴公遺墟碑)’가 있다. 전면에 삼세 충의(三世忠義) 비문은 을묘년 가을에 기우만(奇宇萬)이 지었고, 송경재(宋慶在)가 썼으며, 1949년 7월에 세웠다. 유허비는 박수증(朴壽增)의 효행과 행적을 기리는 비로 1958년에 세웠다.

[현황]

현재 비각과 비는 반남박씨 문중에서 관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