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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3300017
한자 南北-金剛山堤川-
영어의미역 Geumgangsan Jecheon Apple that Connects North and South
분야 정치·경제·사회/경제·산업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충청북도 제천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서문석

[남북 화해의 상징적인 브랜드로 만들어진 제천사과]

얼마 전까지도 사과 하면 대구 혹은 경상북도 지역을 떠올리는 게 보통이었다. 하지만 기후가 변화면서 평균 기온이 낮은 지역으로 재배지가 이동되면서 충청북도 지역, 특히 제천시에서 재배하는 사과가 조금씩 알려지게 되었다. 제천사과는 낮과 밤의 온도 차가 큰 높이 350m 이상의 고산 지대에서 길러져 단단하고, 황토와 석회석 지대가 이상적으로 구성된 토질의 혜택으로 당도가 높고 향이 좋다는 평가를 받으며 빠른 시간 안에 지역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하여 1996년 처음으로 대만에 수출을 시작하여 해마다 50톤 이상을 수출하였다.

그러나 이상 기온으로 출하량이 줄어들면서 제천시는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였다. 기온이 적당하고 유휴 노동력이 풍부한 곳, 그러면서 남북 화해의 의미가 있는 시도라는 생각에 북한으로 눈을 돌렸던 것이다. 마침내 2004년 제천시는 통일부의 승인을 받아 북한의 강원도 고성시 삼일포에 사과 과수원 2만㎡와 복숭아 과수원 1만㎡를 조성하기로 결정하였다. 남북 화해의 상징적인 브랜드로 ‘남북을 잇는 금강산 제천사과’가 만들어진 것이다.

[남북 지방 자치 단체 간 첫 협력 사업으로 기록되다]

제천시와 북한 고성군은 협약을 맺어, 과수 묘목과 농자재, 영농 기술은 제천시가 제공하고 고성군은 부지와 기반 조성, 인력을 담당하기로 했다. 제천시는 삼일포 협동농장의 사과 과수원에 1600그루의 사과나무를 조성하고, 연간 5㎏짜리 1만 6000상자 가량의 사과를 수확할 목표를 세웠다. 복숭아 과수원에는 900그루의 복숭아나무를 심었다. 제천시는 이를 위해 묘목과 자재는 물론이고 매달 영농 지원단을 파견해 제천시의 사과 재배 기술을 북한에 전수하였다.

수확이 본격화되자 제천시는 삼일포 협동농장에서 생산된 사과와 복숭아를 금강산 관광객들을 상대로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제천시는 이를 위해 금강산 특구 내에 사과 판매점을 입점시켜 제천사과를 판매하고, 온정각 장터 앞에서 금강산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과수원 견학 등 각종 이벤트를 실시하기도 했다. 또한 이곳에서 생산된 사과와 복숭아 수익금은 전액 북한 동포들을 위해 쓰도록 해서 사업의 목적이 남북 교류 협력의 증진 차원에서 계획된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남북을 잇는 금강산 제천사과 사업은 남북 지방 자치 단체 간 첫 협력 사업으로 기록되어 국내외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제천시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제천시 협의회와 제천시 새농민회의 주도하에 교류 사업을 위한 사업비 일부를 ‘시민 모금’으로 충당하기로 했는데, 한 달도 안 돼 1억여 원을 모으고 기업에서 필요한 자재를 기증 받는 등, 남북 사회 문화 협력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관심을 보여 준 사례가 되기도 했다. 제천시는 2007년 3월 금강산 신계사 인근에 1만 5000㎡의 사과 과수원을 추가로 조성하기도 하였다.

[사과로 남북 문화 교류의 한 장을 열다]

삼일포 협동농장이 있는 고성군은 제천시처럼 일교차가 크고 토질이 좋아 당도가 높은 과수를 재배하기 좋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해금강 관광도로 옆에 자리 잡고 있어 관광객들이 버스 안에서 농장을 구경할 수도 있는 등 지리적으로도 유리하다. 제천시와 고성군은 2007년 9월 13일부터 15일까지 삼일포 협동농장 및 온정각 광장에서 ‘사과 수확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는데, 이 행사에는 금강산 제천사과의 수확을 위해 시민 및 농업 관계자, 관계 공무원, 기자단 등 남측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하였다. 이 행사는 남북 경제 협력의 작은 성과로 평가받았다.

제천시는 서울을 비롯한 지역에서도 제천사과를 판매하며 홍보 활동을 펼쳤다. 이 행사에는 평양민속예술단의 공연도 더해져 남북 문화 교류의 상징으로서 ‘금강산 제천사과’를 대중에게 널리 인식시켰다. 당도가 높고 품질이 좋은 ‘금강산 제천사과’는 이러한 노력들 덕분에 전국적으로 더욱 유명해져 고유의 브랜드로 정착하며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게 되었다. 제천시 남북교류협력추진위원회는 2008년 3월 사업을 더욱 확대하여 과원 관리 기술지도, 양묘장 조성, 신계사 농장 펜스 자재 지원, 금강산 제천사과 홍보 등의 계획을 수립하기도 했다.

[정치적인 문제로 기로에 놓인 금강산 제천사과]

그러나 2008년 이후 남북 관계가 악화되면서 ‘남북을 잇는 금강산 제천사과’의 교류 역시 중단되었다. 태생 자체가 남한과 북한의 정치적 상황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던 금강산 제천사과로서는 지금의 현실이 어쩔 수 없어 보인다. 2009년 제천시는 사업의 지속을 위해 북한과 접촉을 시도하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았으나,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2010년에 사실상 사업 중단을 선언하였다.

이러한 상황은 지자체 단위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당분간은 예전과 같은 교류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고 다시 남북 간의 교류가 증대되기 시작하면 다시 한 번 금강산 제천사과는 남북 화해의 상징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을 늦추지 말고 지속적인 자체 성장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참고문헌]
  • 제천시(http://www.okjc.net/)
  • 중부매일(http://www.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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