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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3301997
한자 巫經
영어음역 Mugyeong
영어의미역 Shaman Bible
이칭/별칭 경문,문서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충청북도 제천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안상경

[정의]

충청북도 제천 지역에서 무당이 굿을 주재할 때 구송하는 무속 경전.

[개설]

무경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 한문 어투의 사설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경문, 문서 등이라고도 한다. 무경은 일반인이 이해할 수 없는 탈속한 경전이라야 신비감이 조성되어 주술력이 강하게 발현된다는 믿음과 직접·간접적으로 관계하고 있다. 무경은 보통 자연의 이치를 구조화한 오행(五行)이나 불교의 진언(眞言) 또는 부작(符作) 등을 대거 수용하고 있다. 무가와 달리 신의(神意)에 의거해 악령을 제거함으로써 인간의 기원을 성취하는 주사(呪詞)라고 할 수 있다. 초자연적인 주력으로 신의 조력을 획득하여 악령을 위협하고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양재(禳災)의 원력이 이미 무경 자체에 내재되어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염의춘의 무경]

염의춘은 충청북도 단양에서 태어나 현재 제천시 송학면 도화리에 거주하고 있다. 무업에 종사한 지 50여 년이 되었다. 그가 ‘병굿’을 주재할 때 구송하는 무경의 내용과 의미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제1석에서는 「태을보신경(太乙保身經)」을 구송한다. 사설은 “태상왈 황천생아 황지재아 일월조아 성신영아 제신거아 사명여아 태을임아 옥신도아 삼관보아 오제우아 북신상아 남두우아 금동시아 옥녀배아 ……(太上曰 皇天生我 黃地載我 日月助我 星辰映我 諸神擧我 司命與我 太乙臨我 玉神導我 三官保我 五帝佑我 北辰相我 南斗佑我 金童侍我 玉女陪我 …….)”이다. 사설 전반에서 법사 자신은 황천(皇天)과 황지(皇地)로부터 생겨났고, 일월성신(日月星神)을 비롯한 모든 신들의 보호를 받는 인물임을 강조하고 있다. 앞으로 부리게 될 신장 및 축사의 대상이 되는 역신을 향한 경고라고 할 수 있다.

이후 연속하여 「청신편(請神篇)」과 「사십팔신장청(四十八神將請)」을 구송한다. 「청신편」은 조상신을 청배하기 위해 구송하며, 「사십팔신장청」은 역신을 구축할 신장을 청배하기 위해 구송한다. 「사십팔신장청」의 사설은 “만법교주 동화교주 대법천사 신공묘제허진군 홍제구천사 허정장천사 정양허진군 해경백 진인 …… 충익장원수 동신유원수 활락왕원수 신뢰석원수 감생고원수(萬法敎主 東華敎主 大法天師 神功妙濟許眞君 弘濟丘天師 許靜張天師 旌陽許眞君 海璟白 眞人 …… 忠翊張元帥 洞神劉元帥 豁落王元帥 神雷石元帥 監生高元帥).”이다. 신장들을 일일이 호명하고 있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신장들을 제장으로 청배할 수 있다고 믿는다.

제2석에서는 「팔문대진경(八門大陣經)」을 구송한다. 사설은 “오부(五部)에 시위(侍衛)하라 나열행오(羅列行伍)하고 지교장전(至敎將箭)하여 방포명(放砲鳴)나어든 각병(各兵)이 진(陣)하고 오행기치(五行旗幟)를 구기(具起)하고 일자(一字)로 좌우(左右)에 행렬(行列)하여 …… 천토대왕(天土大王)은 팔억만천(八億萬千) 백명관(百名官)과 각(各) 제장군병(諸將軍兵)을 영(令)하여 오행진(五行陣)을 정(定)하고 비화안행(比和雁行)을 총집점정(總執點定)하여라 한용원수(漢用元帥)는 삼억만천백명관(三億萬千百名官)과 각제장병(各諸將兵)을 영(令)하여 전장진(戰場陣)을 정(定)하고 각유상살(各有傷殺)을 총집처치(總執處置)하여라.”이다. 신장들로 하여금 역신을 포위하고, 곧 진(陳)을 치도록 명령하고 있다. 흡사 전투에서 병법을 연상시킨다.

제3석에서는 「옥추경(玉樞經)」, 「옥갑경(玉匣經)」, 「철망경(鐵網經)」, 「해살경(解煞經)」, 「백화경(白化經)」, 「대축사(大逐邪)」 등을 구송한다. 역신에 대한 위협은 「옥추경」과 「옥갑경」의 구송을 통해, 잡아 가두는 것은 「철망경」과 「해살경」의 구송을 통해, 섬멸하는 것은 「백화경」과 「대축사」의 구송을 통해 구현된다고 믿는다. 더욱이 이러한 무경을 반복적으로 구송함으로써 그 효과가 배가될 것이라고 믿는다. 이 중 「철망경」의 사설은 “중앙대진군뇌신장(中央大陣軍雷神將) 천파총군후계신장(千派總軍後繼神將) 천군만군총병신장(千軍萬軍總兵神將) 각초군병호령신장(各硝軍兵號令神將) 철망신장(鐵網神將) 일시(一時)에 하강감응(下降感應)하소사 …… 차망지야부지야(此網知耶不知耶) 욕생자(欲生者)는 피거(避去)하고 욕사자(欲死者)는 입철망(入鐵網) 자멸(自滅)이라 천천대대(天天大大) 지지평평(地地平平) 인인생생(人人生生) 귀귀멸멸(鬼鬼滅滅) 제악귀소멸(諸惡鬼消滅) 급급여율령(急急如律令).”이다. 신장들의 이름을 호명하여 그들을 제장으로 불러들이고 있는데, 신장들의 명칭에서 제각기 역할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신장은 역신과 대적할 제신(諸神)들을 지휘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제4석은 재액을 전이시키는 ‘대수대명(代壽代命)’의 과정인데, 주술적 행위로 일관할 뿐 무경은 구송하지 않는다.

제5석은 백여 가지 살(煞)을 풀어내는 ‘백살풀이’의 과정인데, 제4석과 마찬가지로 주술적 행위로 일관할 뿐 무경은 구송하지 않는다.

제6석에서는 「신장퇴문경(神將退門經)」을 구송한다. “오도팔방신안령 청룡지신환동방 백호지신귀서방 주작지신정남방 현무지신치북방 구진등 사음양신 보우중앙호인도 양신상승음신하 주신야신귀일월 이환명당신상령 오화오장신수정 동신정신준법도각솔신병안방위 구천응원뢰성보화천존 율령(五道八方神安寧 靑龍之神還東方 白虎之神歸西方 朱雀之神定南方 玄武之神置北方 句陳騰 蛇陰陽神 保佑中央護人道 陽神上昇陰神下 晝神夜神歸日月 泥丸明堂神常寧 五華五臟神守靜 動神靜神遵法度各率神兵安方位 九天應元雷聲普化天尊 律令).”이다. 사설 전반에서 제장으로 청배된 신장들의 이름과 그들이 본래 좌정하고 있던 곳을 거론한다. 제장으로 청배한 신장들이 원래의 장소로 돌아가기를 축원하는 것이다.

[의의와 평가]

무경은 간단한 형식이나 조악한 내용의 주문도 존재하지만 자연의 이치를 구조화한 오행이나 불교의 진언을 수용하고 있는 한편, 주술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벽병(辟兵)이나 점성(占星)의 원리까지 수용하고 있다. 따라서 무가에서 확인할 수 없는 독특한 언어 문학적인 표현은 물론 비언어적 표현까지 발현되고 있다. 사설의 난해성을 극복한다면 한민족의 자연관 내지 신앙관을 밝힐 수 있는 역사 문화적 자료가 될 수 있다. 제천시의 무경도 이러한 특색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또한 위에서 살펴본 염의춘의 무경을 통해 이 지역의 병굿에서 행해지는 경이 인근의 충청도 지역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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